하루를 살았다,라는 안도가 아닌,하루를 죽였다,라는 회의에 잠겨드는 시간겨울은 해가 짧아 그 시간을 더 빨리 맞는다일을 하기 싫다가 아니라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확신하고 싶지 않은 불안이 문득, 그야말로 문득 덮쳤다지나가길 기다리기에는 초조하고타파하기에는 방법을 모른 채하루하루 죽어가고 하루하루 죽여간다희망을 말해야 한다는 이성과힘껏 절망하고 싶은 본능 사이혹은희망을 말하고 싶은 욕구와힘껏 절망해야만 한다는 이성 사이아무도 읽지 않고 읽을 수 없는 빈 공간에따박따박 고통을 전시하는 짓을 이어간다눈에는 눈으로, 피는 피로, 허무는 허무로딱 그만큼만 되갚는 심정으로허망함을 허망하게 전시한다이해와 위안을 받기보다내가 이해하고 내가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인간은이 은밀한 삶을 받아들여야 한다어쩌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