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웨이브 종영예정작 일드 <도쿄제면소> 6부작

준잠 2024. 12. 26. 14:22



12월까지만 걸려 있는 작품 중에 가장 부담없이 볼 수 있어서 얼른 봤다.

20분×6부작.
직장 휴먼 성장물
워낙 러닝타임이 짧다 보니 스토리보다 플롯만 있다.
좋은 의미다. 저예산으로 이야기의 원형으로만 의미 있는 주제의식을 전달했다.
여기에 주인공들 개인 서사, 빌런, 멜로 붙이면
30분x8부작까진 됐겠지만 지금의 이 컴팩트한 느낌은 못 줬을 거다.
도쿄제면소의 원래 취지, 값싸고 빠르게 한 끼
+새로운 점장이 추구하는 고객만족서비스가 주는
'더 나은 일상'을 위한 감동, 기분좋음 한 스푼
딱 줄 건 다 줬다.
새 점장이 등장하면서 갈등과 동시에 주제를 던지고
"더 나은 일상을 고객에게 선사하겠다"
5회에 그에 대해 가장 큰 반감을 가진 알바 반장이
동의하면서 메시지가 완성된다.
소박하고 진심어린 주제다.
그 더 나은 일상은 직원들로부터 시작된다. 두드러지진 않아도 결국엔 그렇다.

설정.
알바생들이 자꾸 그만두고 점장은 출산 휴가 간 후 두 달동안 돌아오지 않는(6개월은 주는 거 아니니?)
도쿄제면소 무슨지점. 남은 알바생들은 열심히 하지만 체력적 한계.
본사 무슨무슨 홀딩스의 제면소(우동집) 말고 또 다른 계열사인 호텔의 직원이었던 사람이 새 점장으로 온다.

갈등1.
새 점장은 도쿄제면소가 유지하는 시스템을 지키지 않고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바반장은 화낸다.
그래도 점장은 서비스를 고집한다.
알바생들은 하릴없이 그를 두고보지만 불만이 생긴다.

갈등2.
계산원 알바가 그만둔다. 가전제품을 잘 고치고 일잘하던 그녀가 그만두자 매장에 문제가 생긴다. 점장이 계산원으로 나서지만 돈도 빠르게 셀 줄 몰라서 설거지알바가 나서게 만든다.
점장은 계산원 알바를 찾아가 당신이 매장에 필요하다며 다시 데리고 온다.
ㅡ직원 중 첫번째로 직원의 개인 스토리 나옴.
돈 뜯어가던 전남친에게 돈주려고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됨. 점장의 "그는 당신이 필요한 거냐 당신 돈이 필요한 거냐"로 던지고. "매장에 당신이 필요하다"로 거둠.

갈등3.
각자 맡은 파트를 바꿔보며 일하자고 제안하는 점장.
모두 거부했으나 설거지알바가 좋아하는 단골손님에게 다가가기 위해 홀서빙을 해보겠다고 나섬.
ㅡ직원 중 두번째 개인 스토리.
과거 폭주족이었던 설거지알바, 당시 일진이었던 단골손님에게 고백.
이 과정에서 점장이 도와주려 전에 일하던 호텔을 찾아가 레스토랑 이용권을 받아옴.
점장은 일본 특유의 도게쟈 문화로 일하는 사람 ㅋㅋ 일단 냅다 무릎꿇고 도와달라고 함. 그를 대하는 전 직장 동료들은 "넌 변한 게 없다"고 함. 그는 늘 도움을 받아 도움을 주면서 일해왔다는 걸 드러냄.

갈등3.
면 뽑는 알바생이 아마도 과로로 쓰러지고 병원에 입원했다가 단골손님을 만남. 말기 환자로 입원해있는 아버지와 한 번 더 도쿄제면소의 우동을 먹고 싶지만 아버지와 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함.
면알바는 이를 매장에 전하고, 점장은 버스까지 빌려서
병원에 가서 온 직원이 병원에 가서 직접 우동을 만들어 대접함. 모두 보람차!
그 과정에서, 면알바생 엄마를 부끄러워하던 그녀의 아들이 엄마를 인정함. +점장이 또 예전 동료에게 부탁해서 가게를 맡아줄 사람들을 구함.
면알바생과 아들의 갈등 해소. 일에 보람을 느끼면서 점장과 알바생들의 내면적 갈등 해소 단계.

갈등4.
도쿄제면소를 폐점하겠다는 본사의 연락 받은 점장.
알바 반장은 본사로부터 오래 일한 너를 본사 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연락받음.
폐점하는 매장의 다큐멘터리를 찍겠다고 본사 허락받은 프로그램팀이 오고, 찍는 과정에서 점장과 인물들 한 번 더 조명. 그들의 개인사. 이들의 진로.
알바반장은 오랜 소설가지망생임이 확실히 드러나고, 그만 본사 직원 제안 받았던 것도 폭로(다큐팀)됨.
알바생들과 알바반장 잠시 갈등. 그러나 알바반장이 내적 갈등(꿈.직업.열등감) 토로하면서 바로 해소.
다큐팀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상을 주겠다'는 점장은 매출은 떨어지지 않았느냐 질문받지만, 알바반장이 매출은 조금씩 회복중이고 (점장 덕에) 매장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면서 가장 반목했던 두 사람 갈등 해소. 주제의식 전달.

갈등5.
폐점을 막기 위해 홀딩스 회장을 찾아가 무릎 꿇고 물러달라고 읍소하는 점장과 알바반장.
회장은 그럼 매장을 직접 보자며 방문하나 서빙하던 점장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나무젓가락 밟고 쟁반째 쏟음)로 크게 화내고 회장 돌아가면서 다 끝났구나 싶음.
그런데 회장이 밤늦게 돌아와 우동을 만들면서 원래 기업은 자기의 우동집에서 시작됐고, 오늘 이 매장을 보니 손님들 표정이 좋았다며 자기가 매출때문에 중요한 걸 잊었다고 함. 그럼 매장은 폐점되지 않느냐 희망에 차서 묻지만, 그건 이미 정해진 일이니 안 된다고 함.
대신 이 자리에 호텔 들어오고 이후에 다시 만들면 그때도 일하고 싶은 사람 오라고 함.
1년 후. 호텔 내부에 휘황찬란하게 새로 생긴 도쿄제면소.
알바반장이 손님으로 방문. 그는 그 사이 신인상 받으며 소설 당선. 다른 알바생들은 일하고 있음.
점장이 어느 손님의 생일축하를 거하게 ㅋㅋ 해주며 끝.


기존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새 점장과 알바들의 반목
ㅡ점차 점장 시스템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 알바 하나하나의 개인 스토리
ㅡ폐점 위기
ㅡ새 매장

단순하고 확실한 구조. 큰 웃음 큰 감동은 없으나 여백이 있어서 정갈한 느낌이 드는 일드. 캐릭터가 분명하고 이들의 챌린지가 주어져서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