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승> 행복한 영화가 최고야!

준잠 2024. 12. 4. 20:53


12.4. 롯데시네마

맨뒤 중앙에 혼자 앉아 한 관을 다 차지하고 보자니, 관람 자체의 만족도가 최고치여서 영화 만족도까지 덩달아 올라간 감이 없잖아 있으나ㅋㅋ
깔끔하고 행복한 엔딩, 그 과감성이 정말 훌륭했던 건 확실하다.
명백한 대중영화임에도 엔딩의 여운이나 메시지를 위해 절정 이후의 서사를 담백한 척 때로는 비장한 척 늘어놓는 영화들에 지쳐있었나 보다.
관객에게 주기로 약속한 바를 정확하게 지키고 돌아서는 상업영화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캐릭터의 설계가 좀 더 촘촘했으면 완성도가 훌쩍 올랐을 것이다. 배우 자체의 아우라와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주인공들은 정말이지 맥없고 핍진성 헐거운 인물들로 재미를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워낙 캐릭터들이 전부 다 약해서, 중반까지는 <기생충>으로 월클이 된 송강호 배우가 직후(1승은 2020~2021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작은' 영화에 왜 출연했는가... 의문을 가지고 볼 수밖에 없었는데, 엔딩까지 보고나자 충분히 이해가 됐다.
<1승>은  캐릭터 플레이와 인물 서사로 설득하는 길을 적당히 타협한 대신(포기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스포츠영화가 줄 수 있는 역동적인 카메라무빙, 정점의 카타르시스를 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클리셰를 부수는 것이 클리셰가 된 영화판에서 클리셰를 선택함으로써 너무나 산뜻해졌다! 송강호배우도 자신에게 영화판과 관객과 평론가들이 거는 '예술성'에 대한 기대에 끊임없이 부응하려고 하기 보다, 이렇게 힘빼고 기쁨만! 줄 것을 약속하는 ㅋㅋ 영화도 좋은 영화임을 알기에 출연한 게 아닐까 한다.
감독과 배우의 영리한 선택에 이렇게 감화된 관객이 있다고 글을 남겨둔다.
아,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