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요즘 먹는 것들

준잠 2024. 11. 10. 21:30

1
쇼핑앱에서 명란젓을 보곤 덜컥 1kg을 샀다. 하루에 두 스푼씩 먹고 있는 들기름을 둘러 먹으면 딱 좋겠다 싶긴 했는데, 문제는 내가 백미를 안 먹는다는 거였다. 자고로  명란젓은 백미에 슥슥 비벼 먹을 때 최고의 시너지가 나거늘... 하릴없이 대체제로 삼은 게 삶은 달걀이다. 삶은 달걀도 하루 2개 할당량이 있으므로 소금 대신 명란젓을 얹어 먹게 됐다. 그런데 이 조합, 꽤 훌륭하다. 명란젓의 효능 같은 건 모르겠고 좋은 걸 샀는지 맛있는데다 삶달을 슬라이스해 조금씩 얹어 먹으면 왠지 비주얼도 그럴싸하다.

2
곱창전골은 대실패다. 세 팩을 묶어서 할인해 팔길래 사봤는데 도대체 맛이 안 난다.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뜨끈한 곱창전골의 미덕이란, 구수하든지 얼큰하든지 기름기가 돌면서 든든하든지 곱창이 실하든지 뭐든지 될 수 있는데, 단 하나도 갖추질 못했다. 아무 맛이 안 난다.
하다못해 짜든지!
자체 제작했다는 우동사리도 세트로 왔는데 우동사리마저 맛이 없다. 밀가루가 맛이 없을 수가 있나..
공정 과정에서 소금을 빠뜨린 게 아니라면 이럴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 맛도 안 나는 그걸 돈이 아깝다고 끝까지 먹은 내가 제일 열받는다. 살찌고 건강배리고 돈배리고 맛은 없고... 나는 아직도 지는 게임에 뛰어든다.
연말에 이경문곱창전골이나 가야지.

3
요즘 토마토와 사과가  맛있다.
스테비아 어쩌고 인위적인 단맛이 아니라 과육 자체가 달다. 한 박스씩 사서 아침저녁으로 먹을 예정이다.
토마토는 아침공복에 양배추와 함께, 사과는 저녁 식사 전에 견과류와 함께. 나는야 건강한 중년.
이라기엔 남은 곱창전골을 먹을 생각이지만...

4
돼지갈비를 잘 샀다. 살코기는 야들야들하고 비계 비율이 좋다. 양념도 아주 자극적이진 않고, 너무 묽지도 되직하지도 않아서 살짝 졸이며 굽기에 알맞다.
되도록 생고기를 먹지만 이렇게 가끔 양념된 고기를 먹으면 괜히 기분이 좋다.

5
고추장아찌, 깻잎절임, 무말랭이무침도 다 성공이다.
같은 업체에서 구매했는데 전체적으로 신선하고 싸구려 양념을 쓴 느낌이 아니다. 오트밀미역죽을 간장 넣지 않고 만들어서 이 3종 반찬 곁들이면 딱 좋을 것 같다.

이번 달 집밥은 이렇게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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