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몰 직전
아직 당신의 얼굴이 보일 때 집을 나선다
어떤 것으로도 새겨놓지 않았지만
어떤 것으로도 값을 치르지 않았지만
나의 벤치는 나의 엉덩이에 알맞고
나는 앉아 일몰을 맞는다
안경을 벗고 난시로 번져가는 야경을 보다
감다
보다
감다
뻑뻑한 눈알에 초여름 푸르고 비린 습도가 번져가면
개 식구를 데리고 나와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의
의무감과 흐뭇함을 멀찍이서
불현듯 일어나
나의 작고 좁고
붉고 쿰쿰한
상실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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