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내가 예쁘다.한껏 단장하고 거울을 볼 때뿐만이 아니라 고단한 노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허름한 실내복-절대 문밖에 입고 나갈 수 없게 해진 티셔츠와 배달음식 고추기름이 군데군데 얼룩진 수면바지-으로 갈아입고, 찬바람에 건조하게 벌게진 뺨으로 문득 거울을 마주칠 때조차 아, 참 예쁘다, 하고 생각한다.정신이 온전치 못하거나 정말로 예쁜 것은 물론 아니다.몇 년에 걸쳐 체중 감량을 해서 몸피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그것만으로는 예뻐 보일 수가 없는데 나는 왜 이제야, 이럴까?이제야, 그렇다, 마흔이 되는 생일을 갓 지난 이제야 나는 내가 예쁘다. 평생 나를 치열하게 미워했다.숱한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외모였다. 뚱뚱하다로는 서운할 거대한 몸, 예쁘지 않은 얼굴. 이런 사람을 만나면..